"우리는 정량화, 실험, 재현으로 구성되는 '엄격한 과학' 모형이 본질적으로 우월하고 유일하게 표준적인 것이며, 다른 기법들은 그에 비하면 초라하다고 생각하도록 교육받았다. 하지만 역사를 다루는 과학은 우연한 사건들을 재구성하고 사전에 예측할 수 없었던 사건들을 회고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진전한다. 증거가 충분한 이상, 이런 설명도 실험과학의 영역에서 수행되는 설명만큼이나 엄밀하고 확실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이 이런 것을 어쩌겠는가. 변명할 필요가 없다. / 우연은 풍요롭고 환상적이다. (...) 개체와 종의 시시콜콜한 삶들은 대형 사건의 경과에 아무런 힘도 미치지 못하는 장식물이 아니라, 전체 미래를 속속들이 영원히 바꿔놓을 수 있는 특수자들이다."
스티븐 제이 굴드, 1993, 《여덟 마리 새끼 돼지》(#김명남 옮김, 2012)의 네 번째 글 [여덟 마리 새끼 돼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