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론” 최재천
완독
한편 같은 시기에 읽었던 “숙론”도 좋은 토론을 하기 위한 접근법을 주로 다루었다. 민주주의를 유지하려면 적당한 수의 다양한 사람들(특히 이해관계자)이, 합의된 규칙과 상호존중 아래에서, 충분한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걸 읽고 든 생각은,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대화와 생각을 할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자기계발적으로 접근'하면 식단을 조절하고 잠을 잘 자고 운동을 하라는 식의 결론이 되겠지만, 그보다는 '충분한 여가시간과 임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생각으로는, 대화를 진행하는 중재자의 역량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하는 고민. 구체적으로 누구라고 명시되지는 않았으나, 글쓴이는 'TV 토론'이나 '후보 토론'에서처럼, 상대방을 몰아붙이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우리가 뽑아야 하는 사람은 요리조리 혓바닥을 잘 놀리며 빠져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다양하게 접하고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역시나 이 책을 다 읽은 다음에 계엄 사태가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