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릿_오늘의영화 #영화토돈 250608 <해피엔드> @아트나인

오랜만의 영화보기 모임에서 보게 된 영화. 근미래 일본을 배경으로 한 유타와 코우 두 사람의 우정과 성장에 대한 근사한 영화. 비슷한 길을 가던 두 사람이 모종의 이유로 틀어지고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는 식의 이야기야 많고, 영화가 전반적으로 다소 천천히 진행되고 인물의 성장을 기능적으로 돕는 인물들이 배치된 인상을 지울 수는 없지만, 한때 떨어지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던 두 친구가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성장하고 이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여운이 강하게 남았다.

특히나 함께 본 사람들이 한때 청소년운동을 했던 사람들인지라 활동가의 관점에서 영화 안팎의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더 인상깊게 남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무언가를 바꾸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주변 사람들을 나무라며 못된 말을 하기도 하고, 또 그러면서도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 갈팡질팡하기도 하고, 또 어느 순간에는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이 그러하듯 끝내 자신이 속해 있던 인간관계와 세계에서 떨어지게 되기도 하니까.

#루블릿_오늘의영화 #영화토돈 250603 <씨너스: 죄인들> IMAX @ CGV 용산아이파크몰

용아맥으로 보는 2회차.

초반부 장면만 해도 화면이 어두컴컴한 나머지 ‘역시 이 영화는 돌비로 봐야하나, 뭐 이렇게 어둡냐, 아이맥스 스크린만 멀대같이 커서 어디다 쓰냐‘ 이랬으나 화면비가 새미가 ‘I Lied to You’ 부르는 장면, 강강수월래 장면, 전투 장면 등 아이맥스 비율로 바뀌는 부분에서 스크린 한가득 화면이 가득차기 시작하니 ‘이래서 아이맥스구나’하며 역대 영화 관람 이래 드디어 아이맥스로 본 보람이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타깝게도 이번주가 지나면 <드래곤 길들이기> 실사판 개봉으로 상영관은 줄어들지만…

#루블릿_오늘의영화 #영화토돈 250602 <페니키안 스킴> @메가박스 신촌

아무리 생각해도 웨스 앤더슨한테 낚인 것 같음. 하필 영화관에서 맨 처음 본 그 감독 영화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었고 그 영화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찾아본 전작이 <문라이즈 킹덤>과 <로열 테넌바움>인데… 차라리 <헨리 슈거의 기상천외한 이야기>처럼 스토리가 예사롭지 않기라도 하면 모르겠는데 그조차도 없어서 알맹이가 없는 맹탕 같은 영화였다. 물론 영화의 외견은 몹시 아름답고 이름 아는 배우들이 무척이나 여럿 나오지만…

#루블릿_오늘의영화 #영화토돈 250528 <씨너스: 죄인들> Dolby Cinema @메가박스 코엑스

티저 예고편이 강렬해서 기억에 남은 영화였는데 후기를 찾아보니 하나같이 아무것도 보지 말고 일단 가서 보고 기왕 볼 거면 돌비로 보래서 그랬더니 정말 어마어마했던 영화. 올해 상반기 최고의 장르영화드립니다(??)

아 그래도 이건 얘기해야지… 청소년 관람불가를 받은 까닭은 유혈이 낭자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장르 구분엔 ‘공포‘가 들어가 있습니다.

#루블릿_오늘의영화 #영화토돈 250525 <헤어질 결심> Dolby Atmos @명필름아트센터

명필름아트센터 개관 10주년 기념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님 GV. 영화는 개봉했던 2022년에 8번을 영화관에서 보고 3년만에 아홉 번째로 보게 되었는데 정말 보는 내내 기억이 새록새록하고 다시봐도 정말 지독하지만 아름다운 사랑 영화였다. 마침 영화 제작 시에 사운드 체크를 여기서 했대서 그런가 그 어느 때보다 사운드가 명료하고 또렷하게 구분되어 들려서 관람 환경에 매우 만족.

#루블릿_오늘의영화 #영화토돈 250521 <미션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IMAX @ CGV 용산아이파크몰

톰 크루즈 아저씨가 끝내 불가능한 임무를 해내는 게 사실상 스토리의 전부라도 무방한 시리즈 같지만 어째선지 이번엔 또 어떤 액션으로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까 궁금하게 만드는, 30년 짜리 시리즈의 최종장. 아이맥스 카운트다운 영상 나오기 전에 톰 크루즈가 나와서 하는 멘트도 그렇고 이제 이게 마지막이라고 하니 조금은 뭉클하다는 생각도 든 건 사실이긴 했다. 비록 영화는 전작들을 보지 않은 관객을 예상 관객으로 삼은 것인지 시종일관 플래시백을 남발하고 지금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설명에 설명을 잇고, 굳이 없어도 될 것 같은 전작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등 전체적으로 조금 어수선하고 난잡하다는 인상도 들긴 했지만.

#루블릿_오늘의영화 #영화토돈 250517 <플로리다 프로젝트> @ CGV 신촌아트레온

예전부터 보려고 마음 먹었으나 보고 나면 대체로 생각이 많아질 것 같은 영화들이 그러하듯 미루고 미루던 와중에 CGV에서 단독 재개봉해서 드디어 보게 되었다. 알고 있는 사전 정보라고는, 성노동자의 이야기 한 우물만 파는 션 베이커 감독의 영화이고 디즈니랜드 옆에 사는 아이들의 이야기라는 것 정도였는지라, 첫 등장부터 정말 무데뽀 악동으로 '매직캐슬' 모텔을 헤집고 다니는 무니와 그 친구들 덕에 정신이 아찔해지는 줄 알았다. 영화는 시종일관 학교도 가지 않고 동네를 헤집고 다니는 무니와 그 친구들, 그리고 동네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결말에 다다랐을 때서야 감독이 왜 그렇게 끈질기게 무니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는지 이해가 되었고, 그랬기 때문에 그 둘도 없는 천하의 악동인 무니가 끝내 친구 앞에서 헤어지기 싫다며 울먹이는 장면에 마음 아플 수밖에 없었다.

#루블릿_오늘의영화 #영화토돈 250517 <파과> @ CGV 신촌아트레온

나를 좀 봐달라는 그 말 한 마디를 못 해서 벌어진, 고자극 오타쿠 스토리. 5년 전에 원작 소설을 봤을 적만 해도 노년 여성 킬러가 주요 인물인 것이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 싶기도 했고 왜들 그리 야단인지 잘 이해하지 못해 너무 호들갑 떠는 것 아닐까 싶다고 생각했던 정도였던지라 사실 영화도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게 사실인데... 영화 중반까지만 해도 투우가 왜 조각을 찾아왔는지 그 이유가 드러나지 않다보니 대단히 밋밋하다고 느끼던 도중 이제 두 사람 사이의 얽힌 사연이 드러나면서 집중해서 보게 된 영화였다. 물론 대체로 많은 창작물이 사건이 그러하듯, 등장하는 인물들끼리 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하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었을지도 모르는 일들이었을 테지만, 아무래도 칼로 상대방을 썰어버리는 게 주된 일인 킬러라는 입장을 생각해보면 일이 그 지경이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고...

#루블릿_오늘의영화 #영화토돈 250512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아트나인

무척이나 시적인 제목에 자주 접하지 못한 인도 영화여서 궁금한 마음에 예매해서 보게 되었다. 어째선지 보고 나온 사람들마다 (정확히는 X의 유저들마다) 하나같이 차가운 어쩌구저쩌구들의 도시 서울을 운운하길래 뭘까 싶었는데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 일하게 된 사람들의 일상과 감정, 그리고 우정과 연대가 한가득 담겨 있어서 그랬던 모양. 확실히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지내고 있고 또 그런 사람이 주변에 한둘이 아니다보니 어떤 감각에서 그랬는지는 이해가 가긴 함.

한편으로는 인도의 사회•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그리 많지 않다보니 연애 결혼은커녕 집안에서 점지한 사람과 결혼하는 풍습이 아직 남아 있는 형국에 힌두교 집안 사람이 이슬람교를 믿는 집안의 사람과 연애를 하는 게 도통 어떤 무게의 일인지 잘 상상이 안 가는 것도 사실이긴 했다.

#루블릿_오늘의영화 #영화토돈 250511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애인과 원래 보려던 영화가 있었으나 넷플릭스에서 내려간 바람에 대체해서 볼 영화를 찾던 도중 둘 다 예전부터 궁금했던 영화 중 한 편이었어서 극적으로 의견 일치가 되어 보게 된 영화인데… 정말 어이없을 정도로 작정하고 밑도 끝도 없이 뻔뻔하게 밀어붙이는 2000년대 감성의 영화였다. 처음 볼 때는 배를 잡고 웃었는데 영화 절반이 지나도록 끝을 모르고 내달려서 약간 기가 질릴 정도 😅